김향금의 '진지한 유머'

 

진지한 예술에 거는 장난기 가득한 유머

그리고 그 유머로 일탈하는 유희



    • 일 시 : 39() - 324()
    • 오 프 닝 : 39() 오후 6
    • 장 소 : 동원화랑
      대구광역시 중구 봉산문화길 42 (봉산동) / 053-423-1300
    • 관람시간 : 10:00~19:00 (휴관일 : 매주 일요일)



김향금의 '진지한 유머'

 

 

 

지난겨울, 내게 불어온 찬바람은 새로운 자각의 시작이었다.

바쁜 일상의 한 가운데에서 서툰 작업들을 챙겨서 파리로 떠났다. 가끔씩은 어쩔 수 없는 막막함에 빠져들 때면 나는 가만히 지켜본다. 그저 그러다가 내게 오는 흐름들을 따라서 묵묵히 걸어간다. 파리에서의 개인전은 그 흐름과 함께하는 여행과도 같았다.

 

그곳에서 내게 다가온 것은 작업에 대한 자각이었다. 목 젓이 타들어 갈 정도의 작업에 대한 갈증을 느끼면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갈증들을 잠재우기 위한 동트는 파리의 하늘을 향한 사랑과 침잠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나는 다른 세계에 동화되어 갔고 그 세계가 나와 다름없는 내 안의 세계임을 느꼈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왔을까? 인생의 우연을 믿지 않는 내게 던진 질문에 어떤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느껴졌고 내 심장을 떨리게 하였다. 나는 왜? 여기까지 왔는가.

시간이 답을 던져주기를 기다렸지만 내 안의 본능은 마치 그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나의 작업은 최소한의 선과 색과 형태를 이용하여 사유를 통한 철학적인 개념을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나의 사유가 세상을 향한 작은 위안이 되고자 했다. 삶의 순간순간이 작업과 다름없다고 여기고 있는 자의식의 찰나의 완전한 순간을 잡아서 형상화하고 싶었다. 그것이 나의 완성이고 작업의 완성이라 여겼다. 어느 덧 베를린까지 옮긴 발걸음 속에서 내가 느낀 것이 있다면 막연한 상상도 두려움도 가지지 말자. ‘을 피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유로워져야 한다.” 내가 가진 생각과 의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저 자유를 향한 굴레일 뿐이다.

 

이성과 의식을 떨쳐버리고 무한의 나와 하나가 되고 싶다. 그것은 순수를 향한 붓질밖에 없다. 생각을 없애고 내 안의 자유와 만나는 놀이를 해보자.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생각을 없애는 행위 속에서 나는 거침없는 에너지를 캔버스에 발산하면서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선을 긋지는 못하더라도 의식을 벋어난 선을 긋게 되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세상을 향한 농담을 걸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구름 사이로 비치는 나의 유머와 마주하면 좋겠다.


김 향 금              

 

날짜

2018. 2. 27. 04:02

최근 게시글

최근 댓글